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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연해주에 가까스로 자리잡고 한숨 돌리려할 때 ‘강제이주’라는 청천벽력의 현실을 맞이하게 된 고려인동포들은 광활한 중앙아시아 곳곳에 내버려지듯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고려인동포들이 생을 마감하였고,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였어도 빈손으로 낯설고 척박한 땅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였던 고려인들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았고, 땅을 개간하였고, 각 나라에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의 붕괴와 함께 각국이 독립하였고, 이제는 자국주의, 자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고려인들은 다시 연해주로 회귀하거나 한국으로 일을 찾아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중 빈손으로 강제 이주했던 조상들처럼 빈손으로 연해주로 돌아온 고려인 노인들이 있습니다. 돌봐줄 가족도 없고, 아픈 몸과 외로운 마음만을 안고 살아가는 고려인 노인들에게는 위로해 주는 이웃도, 정부의 배려와 지원도 턱없기 부족하기만 합니다.
나라를 위해서, 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연해주로 이주했던 고려인들의 삶은 우리의 아픈 역사의 한 증거입니다. 비록 시간이 흘러 세대는 바뀌었지만 아직도 우리말과 문화를 지키며, 조상의 고향을 기억하는 고려인들, 특히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고려인 노인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일은 참으로 소중한 사역입니다.
이번 달에도 연해주에서 홀로 외로이 생활하며, 아픈 몸을 염려하며 살아가는 고려인 어르신들에게 후원자님의 사랑이 담긴 일용할 양식과 의약품, 그리고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고,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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